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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님

神[신] 깨비사자 3~4 본문

깨비사자

神[신] 깨비사자 3~4

花無十日紅 화무십일홍 2016. 12. 5. 23:21






 


간신의 말에 자신의 정인을 죽인 왕.


900년 불멸의 삶 동안 자신을 죽인 주군만을 그리워한 무사.


 


 


신아, 나는 네가 두렵다.”


 


 

신은 가혹하고 또 잔인했다.









-3-

 

기억을 잃은 주군과 900년을 오해와 원망으로 보내버린 나와의 만남을 어떤 신이 점지하였단 말인가

이제는 신이 상대보다 더 몸을 떨고 있었다. 송구스러움과 불충함으로 인해 오한이 들어 자신의 따뜻한 몸이 차갑다고 느꼈다.

 

…”

신이 읊조리는 작은 소리는 상대가 가진 능력이 아니었다면 들릴 수 있는 소리가 아니었다.

 

..…”

이번엔 차오르는 울분에 말도 다 끝마치지 못했다.

 

너 왜 그래. ?”

 

?’

먼 기억 속의 파편들이 산산이 조각난 틈 사이로 빛을 발하며 짝을 맞추어 나갔다.

 

나는 왕여

키에 맞지 않는 큰 옷을 입고 하늘 높은 용상에 앉아 발을 흔드는 어린 왕이 있었다. 김신은 어린 왕이라도 예의를 갖추어야 했고 그는 예의 바른 사내였다. 그게 둘의 첫 만남이었다.

 

 

그리고는 언제부터였는지 둘 중 하나도 알지 못했다. 왕은 자주 김신을 자신의 방으로 불렀고 김신은 자주 주군의 방에 들러 그 방 밖으로는 세어나가지 못하는 죄악들을 행하고 서로 마음에 불꽃과 쓰라림을 안은 채 떠오르는 해를 보았다.

 

신아…”

여의 달뜬 목소리가 신의 바로 귓가에서 맴돌았다. 신의 허릿짓에 따라 점차 높아지는 목소리에 신은 인내와 인고를 거듭하며 속도를 줄였다. 항상 있는 일이었다. 겨우 열 여섯이 된 여와 스물 일곱을 넘은 신의 차이는 좁혀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힘드십니까.”

신이 잠시 고개를 들고 자신의 아래에 누운 주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촛불에 반사된 탓인지 더욱 붉어 보이는 얼굴이 땀으로 젖어서 반쯤 뜬 눈이 더욱 야설스럽게 보였다.

 

작은 고개를 끄덕이며 눈이 마주치는 게 부끄러운 듯 시선 둘 곳을 모르는 여에 신은 보일 듯 말듯 웃으며 여의 입술을 삼켰다. 가쁜 호흡을 주고 받는 도중에 신은 다시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의 몸에선 바로 반응이 나타났다. 얼마 안가 절정에 다다른 듯 허리를 비틀며 자신의 양물을 스스로 붙잡고 신의 배에 문질러 사정을 유도했다. 신은 여가 괴로울 것을 알면서도 그 순간부터 더욱 빠르게 허리를 움직였다. 여의 신음이 커지려 하자 신은 여의 입에 자신의 손가락 두 개를 넣었다.

 

으브..”

여의 입안으로 들어간 손가락은 마치 입맞춤을 하는 것처럼 여의 입 안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신이 고개를 숙여 여의 유두를 혀로 핥았다. 그러자 여가 거부하는 듯이 움직였지만 신은 멈추지 않았다. 신의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버티기 힘든 강도에 여는 팔을 허우적 대며 억눌려버린 신음만을 내뱉었다. 순간 신이 여의 입에서 손가락을 빼내고 자신의 입술로 그 자리를 덮으며 여를 소중하게 껴안았다. 여는 이 순간이 가장 좋았다.

 

신은 절정을 맞이하는 그 순간에 여를 끌어 안고 그저 한 사내가 되어 여에게 대한 사랑을 말해주었다.

 

은애합니다은애합니다..

 

 

신은 잠든 여의 이불을 잘 덮어주고 침상 옆에 둔 칼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궁을 빠져나가는 그의 뒤로 그의 욕망과 불순을 비난하는 소리 없는 목소리들이 모여있었다.

 

 

-4-

 

신은 정말 어찌해야 할 지 방법을 찾을 수가 없었다. 다행히 벽으로 몰아 붙인 것 외에는 다른 말도 실수도 하지 않았다. 마른 세수를 한 신은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사진첩을 주워들었다. 이제 그를 무어라고 불러야 할 지 부터가 문제였다. 원래 그를 부르던 이름은 야, , 저승사자.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 한들 과거의 주군과 똑 닮아버린 사람에게 그렇게 부를 수 는 없었다. 기억을 잃었으니 여 라고 부를 수도 주군 이라고 부를 수도 없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신을 압박하는 것이 있었다. 분명 주군을 용서했어야 했고 자신을 왜 죽인거냐는 불충한 질문은 해서도 안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사자의 과거가 자신의 연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마음속에 잔인한 회오리 바람을 만들며 정리된 마음들을 죄다 부수고 지나갔다.

 

그리고 신은 생각했다.

                                     

 

 

불멸의 삶을 끝내지 않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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