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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님
시험 이제 하루도 아니고 몇 시간 남은 신님이 팔로444에 걸려서 쓰는 시험성적과 맞바꾼 떡….. 오메가버스 세계관. 여는 다급하게 서랍을 뒤졌다. 흰 약통을 찾자마자 뚜껑을 열었지만 남아있는 약이 한 알도 없었다. 여는 아찔하게 느껴져 오는 위험에 혹시라도 남아 있는 약이 있을까 싶어 코드 주머니를 뒤집어 깠다. 젠장. 당연히 그 안에 약이 떨어진걸 알고 급하게 집까지 온 것인데 다시 찾아 봤자 있을 리가 없었다. 손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이때까지 오메가인 것을 하루에 약 두 알씩 꼬박꼬박 먹어가며 감춰왔는데 이제 와서 그 노력을 수포로 돌아가게 할 수는 없었다. “나 왔다~.” 거실에서 망할 김신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와 동시에 머리 끝까지 온몸을 지배하며 여의 코 끝으로 알파의 페로몬이 훅 끼쳐..
“우리가 그렇게 쉽게 끝날 인연이었었다면 나도 좋겠다. 이 씨발새끼야…” 네가 없을 때 나의 시간은 빠르고, 바쁘게 흘러갔다. 잠깐의 쉴 틈도, 숨 한번 돌릴 여유도 없이 연휴 철 차들이 가득 들어선 고속도로 마냥 빽빽했다. 그러면서 너를 차츰 있었던 것도 같았다. 하루에 너를 생각할만한 시간적 여유와 사실 우리가 기억할만한 별다른 추억이 있었나 싶었다. 너를 다시 본 순간 그건 비뚤어진 마음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분명 너와 행복했고, 수많은 기억들을 가지고 있었으며, 유감스럽게도 널 아직 사랑하고 있는 것 같았다. -1- 똑똑. 신이 여가 앉은 자리 칸막이를 두드렸다. 여가 컴퓨터 모니터에서 눈을 떼고 신을 올려다 보았다. “변함 없으시네, 그 까칠한 성격.” 신은 달갑지 않은 표정을 하는 여..
도깨비 정원. “너를 놓칠까 봐, 너를 잃을까 봐…. 불안해 죽겠어.” 그러니까, 나는 너를 못 놔. 도깨비 정원. 사람들은 이곳을 그렇게 불렀다. 정원의 주인이 이곳을 도깨비 정원이라고 칭한 적은 없지만 처음 정원을 민간인들에게도 공개했을 때 누군가 놓아 둔 도자기로 만들어진 작은 도깨비 조각을 정원 출입문 옆에 걸어둔 후로 그렇게 불렸다. 처음엔 그저 이름 없는 풀만 무성하던 잡초무덤이었는데 지금은 신의 손길로 인해 화려한 봄 꽃들이 만개했다. 아이는 종종걸음으로 정원을 구경하다가 엄마를 훨씬 앞질러 안으로, 안으로 들어갔다. 손에 들린모형 비행기가 하늘을 지그재그로 날았다. 그 비행기는 정원의 가장 안 쪽 자물쇠로 단단히 걸어 잠긴 철제 건물 앞까지 도착했다. “꼬마야.” 아이가 비행기를 공중에 든..
神 신 간신의 말에 자신의 정인을 죽인 왕. 900년 불멸의 삶 동안 자신을 죽인 주군만을 그리워한 무사. 그리고 신은 생각했다. 불멸의 삶을 끝내지 않겠다고. -9- 도망쳤다. 결국 난 네 옆에 있을 염치라는 것이 없어서. 맑은 빛이 눈 틈 사이로 흘러 들어왔다. 신은 부스스하게 고개를 들었다. 어제 술을 마시던 그 자리 그대로였다. 허전한 기분이 들어 빈 손을 내려다 보는데 이상하게 그 손만 유난히도 기억에 뚜렷했다. “여…” 신이 잔뜩 잠긴 목소리로 여를 찾았다. 공기가 차가웠다. 신은 고개를 돌려 누군가의 흔적을 찾았다. 이상한 적막에 신의 심장이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자리에서 일어나자 어지럼증과 함께 눈 앞을 흐리게 만드는 두통이 신의 움직임을 저지했다. ‘미안해 김신.’ 머리를 부여잡은 신의..
공지 안녕하세요.도깨비X저승사자 전력72분 입니다. 본 전력계는 2016년 12월 17일 정식 오픈됩니다. 오픈시간: 매주 토요일 PM. 10:00 ~ PM. 11:12 (총 72분간 진행됩니다.)주제공지시간: 매주 토요일 전력이 끝난 후. 참여 방법: 제시 된 주제로 연성된 창작물들을 @kebi_saza 와 함께 테그하여 올려주세요.계주는 여러분의 알람을 받는 대로 참가자 분들의 소중한 연성들을 리트윗 하겠습니다. (지각을 걱정하지 마세요! 계주는 지각자분들의 연성까지도 무한 알티해 드립니다.) 본 전력은 도깨비X저승사자의 리버스를 허용하지 않습니다.모든 장르의 어떤 창작물도 리버스만 아니라면 참여 가능합니다. DM&멘션으로 주제 추천을 받고 있습니다.언제라도 주저하지 말고 보내주세요. *전력 계주가 ..
神 간신의 말에 자신의 정인을 죽인 왕. 900년 불멸의 삶 동안 자신을 죽인 주군만을 그리워한 무사. 그리고 신은 생각했다. 불멸의 삶을 끝내지 않겠다고. -7- 너는 혼란스러워 했고, 나는 간절해졌다. “신아 이게 무슨 꽃인지 아느냐.” 햇살은 눈이 부시게 찬란하고 그 안에 서 있던 누군가는 더욱 찬란하게 보였다. “무슨 꽃 입니까.” 허구한 날 전쟁터에 나가는 사람이 무슨 꽃을 보았겠는가. 간혹 망자의 피가 튀긴 벌판 위 들꽃을 보았어도 그 이름 모르고 지나칠 사람이었다. “메밀꽃이다.” 한 걸음 차이 앞장서 있던 여가 발치에 핀 메밀꽃 한 송이를 꺾었다. 순간 제 명을 빼앗긴 그 꽃은 굉장히 억울해 보였지만 여전히 향기를 뿌리고 있었다. “메밀꽃의 꽃말이 무엇인지는 아느냐.” 뒤를 돌아본 여는 햇..
神 간신의 말에 자신의 정인을 죽인 왕. 900년 불멸의 삶 동안 자신을 죽인 주군만을 그리워한 무사. “신아, 나는 네가 두렵다.” 그리고 신은 생각했다. 불멸의 삶을 끝내지 않겠다고. -5- 이게 너를 향한 설렘일까, 아닐까. 이게 너를 향한 집착일까, 아닐까. 신은 말라갔다. 뭘 잘 먹지 못했고 가끔 입에 뭔가 억지로 넣고 삼켜도 결국엔 구역질과 함께 휩쓸려 내려갔다. 그런 신을 걱정하는 이가 있었다. 왕여. 지금은 오로지 김신만 아는 이름. “너 어디 아프냐?” 신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자신의 등을 두드려주는 여의 얼굴을 보았다. 하지만 금새 저 아무것도 모르는 눈동자를 피할 수 밖에 없었다. 김신의 머릿속에선 혼란과 원망과 그리고 욕망이 뒤엉켜 있었다. 그 때와 같이 너를 내 아래에 두고 미..
神 간신의 말에 자신의 정인을 죽인 왕. 900년 불멸의 삶 동안 자신을 죽인 주군만을 그리워한 무사. “신아, 나는 네가 두렵다.” 신은 가혹하고 또 잔인했다. -3- ‘기억을 잃은 주군과 900년을 오해와 원망으로 보내버린 나와의 만남을 어떤 신이 점지하였단 말인가’ 이제는 신이 상대보다 더 몸을 떨고 있었다. 송구스러움과 불충함으로 인해 오한이 들어 자신의 따뜻한 몸이 차갑다고 느꼈다. “여…” 신이 읊조리는 작은 소리는 상대가 가진 능력이 아니었다면 들릴 수 있는 소리가 아니었다. “주..ㄱ…” 이번엔 차오르는 울분에 말도 다 끝마치지 못했다. “너 왜 그래. 응?” ‘응?’ 먼 기억 속의 파편들이 산산이 조각난 틈 사이로 빛을 발하며 짝을 맞추어 나갔다. ‘나는 왕여’ 키에 맞지 않는 큰 옷을 ..
神 간신의 말에 자신의 정인을 죽인 왕.900년 불멸의 삶 동안 자신을 죽인 주군만을 그리워한 무사. “신아, 나는 네가 두렵다.” -1- 눅눅해진 공기에 힘겹게 타오르던 촛불도 모조리 흰 미련을 남기며 꺼져갔다. 방 안을 빛나게 해주는 것은 유리창을 시끄럽게 두드리는 세찬 빗 속 번개와 신의 몸 한 가운데를 관통한 검 뿐 이었다. 신은 떨리는 손으로 바닥을 짚었다. 힘을 쓴 탓에 새파란 핏줄이 돋은 손등 위로 절망이 섞인 눈물이 떨어졌다. ‘오직 도깨비 신부만이 그 검을 뽑을 것이다.’ 900년간 신의 귀에 메아리처럼 들리는 낭만적이고도 끔찍한 저주와도 같은 말이었다. 신은 고개를 들었다. 거울 속의 속죄의 인생을 사는 남자가 보였다. 어쩔 수 없이 신이 내린 이 삶은 죄다 벌이었다. 신은 두 손으로 ..